마태복음 26장: 향유를 부은 여인과 유다의 입맞춤
- 황선웅 (Isaac)

- Apr 6,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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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복음 26장에는 예수님을 향한 여러 형태의 신체 접촉이 나옵니다. 7절에는 한 여성이 예수님의 머리에 값비싼 향유를 붓습니다. “한 여자가 매우 귀한 향유 한 옥합을 가지고 나아와서 식사하시는 예수의 머리에 부으니.” 계란 투척이 아니라 향수 투척이라고 하면 맞을까요. 갑작스러운 전개에 놀란 제자들, 방 안을 가득 채운 향기, 단란한 유월절 식사는 일순간에 아수라장이 되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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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신체 접촉은 49절에 나오는데, 가롯 유다의 입맞춤입니다. 48절 말씀이 참 아이러니합니다. “예수를 파는 자(betrayer)가 그들에게 군호를 짜 이르되 내가 입맞추는 자(kiss)가 그이니 그를 잡으라 한지라” 신체 접촉의 정도는 친밀감의 깊이를 나타내는 척도입니다. 입맞춤은 유다가 예수님과 얼마나 가까웠는지를 드러냅니다. 그는 예수님이 아끼는 제자였고, 주님의 이너서클 멤버였습니다.
향유를 부은 행위는 주님을 향한 헌신의 표현이었습니다. 이 여성이 누구인지, 주님께서 그녀를 위해 어떤 일을 해 주셨는지 전혀 알 수 없지만, 얼마나 주님을 사랑했는지 또 그분을 존경했는지… 왠지 그녀의 마음을 알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유다의 입맞춤은 완전히 다른 성격의 것입니다. 드라마에서 보는 몽글몽글한 키스와 완전히 다른 것이지요. 유다의 입맞춤은 친밀감을 위장한 배신입니다. 부드러운 감촉으로 포장된 비수였습니다.
26장 전체는 이런 아이러니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동안 쌓아 왔던 모든 질서가 다 무너지는 느낌입니다. 수제자였던 베드로는 예수님을 부인하고 저주하고(74절), 이너서클 멤버였던 가롯 유다는 물질적 이득을 위해 예수님을 배신합니다(15절). 주님의 최측근들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다 도망칩니다(56절). 그리고 이름도 알 수 없는 한 여성이 오히려 가장 값비싼 선물을 주님께 드리고, 그분의 장례를 예비합니다(12절).
눈에 보이는 것이 모든 것을 설명하는 것은 아닙니다. 고난주간을 지나고 성금요일을 맞으면서, 우리 마음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로 삼으면 좋겠습니다.
내 마음속 가장 간절한 열망은 무엇입니까?
그 열망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인가요?
성령께서 제 안에 오시고 다스리시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은 무엇입니까?
내가 주님께 드릴 수 있는 향유 옥합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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