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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관 매혈기 (어버이 주일 설교 예화)

  • Writer: 황선웅 (Isaac)
    황선웅 (Isaac)
  • May 9, 2018
  • 1 min read

허삼관 매혈기 위화 장편 소설 (1995). 2015년에 한국에서 영화화 되었다 (하정우 감독/주연). 영문판 제목은 Chronicle of a Blood Merch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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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말 그대로 허삼관이라는 사람이 피를 파는 이야기다. 오직 가족들을 위해서다. 나는 가장 슬픈 부분 두 군데를 꼽는데,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이다. 소설은 허삼관이라는 청년이 결혼을 위해 피를 파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적어도 허삼관이 사는 동네에서는 피를 팔 수 있다는 것은 건강하다는 뜻으로, 가족들을 책임질 수 있다는 뜻으로 통한다. 허삼관의 부인이 된 허옥란은 이미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사이였지만, 피를 팔 수 있는 허삼관에게 마음을 뺐겨 결혼을 결심하게 된다. 마지막 장면은 노년이 된 허삼관이 마지막으로 피를 팔려는 대목이다. 젊은 시절 피를 팔 때면 먹었던 고기와 술을 다시 먹어보고 싶어서, 바꿔 말하면 난생 처음 자기 스스로를 위해서다. 그러나 그 시도는 실패하고 만다. 너무 늙어 버렸다는 게 이유다.


우리 시대에도 수많은 허삼관들이 존재한다. 가족들을 위해서 피땀을 흘리는 어버이들이 그들이다. 피를 흘리기도 하고 토하기도 하는 어버이들, 노년에 가서야 비로소 자신들을 위한 시간을 갖게 되는 어버이들이다. 혹은 허삼관과는 달리 자신들을 위해 사는 시기는 아예 오지 않는 어버이들도 부지기수다. 하나님 아버지는 어떠한가. 죄인된 우리를 자식이기 때문에 버리지 못하시고 여전히 용서하고 사랑하시는 하늘 아버지는 또 어떠한가. 그 분이야말로 피를 흘려 못난 자식들을 구원해 내신 어버이가 아닌가.


어버이 주일을 준비하면서 (미국에서는 어머니 날 설교를 준비하면서) 우리 마음속에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하는 것이 있다. 피와 땀을 흘려가며 자식을 위해 일평생을 산 부모님의 삶을 통해 드러나는, 그 분의 피로 직접 증명하신 하나님 아버지의 끔찍한 자식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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